
번외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고, 다시 어벤져스 캐릭터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 합니다.
MCU 최고의 빌런 하면 바로 타노스지요.
MCU에서 수많은 빌런이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이 가장 강하게 기억하는 인물은 단연 타노스일 것입니다. 단순히 강한 적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가진 철학과 행동의 일관성이 다른 빌런들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입니다.
타노스를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타노스는 '세상을 무자비하게 파괴하려는 악당'이 아니라 '세상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방식이 잘못된 존재'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면 타노스도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해요.
타노스는 '파괴자'일까 '구원자일까'
타노스는 우주 생명체의 절반을 제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한 악의가 아니라, '자원 부족으로 인한 멸망을 막기 위해서'지요.
그는 자신의 고향 타이탄이 멸망함 경험을 통해 이런 신념을 갖게 되는데요.
이 지점이 타노스를 특별하게 만듭니다.
그는 세상을 지배하려 하지도 않고, 개인적인 복수를 위해 싸우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하는 일을 '필요한 희생'이라고 믿고 있어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타노스를 '악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설적으로 타노스는 본인 스스로를 악당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타노스는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존재
타노스 캐릭터의 가장 강력한 장면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가모라를 희생시키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혹시 기억나시나요? 타노스가 흘리던 눈물을?
소울 스톤을 얻기 위해 가장 사랑하는 존재를 희생해야 한다는 조건 앞에서 타노스는 망설였는데요. 그렇지만 그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선택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중요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노스는 말만 하는 인물이 아니라
자기 신념을 위해 스스로도 고통을 감수하는 인물이라는 것을요.
이것은 그를 단순한 폭군이 아니라 비극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입니다.
타노스가 특별한 이유 : 목표를 달성한 빌런
대부분의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은 실패를 합니다.
일시적으로 성공했더라도, 결국에는 히어로들에게 척결당하는 빌런들인데요.
하지만 타노스는 다릅니다.
그는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모으고, 결국 핑거스냅을 성공시킵니다.
이 장면은 MCU 전체에서 가장 충격적인 순간 중 하나였지 않을까요?
히어로 영화에서 악당이 이긴 결말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어벤져스도 결국은 타노스가 지는 결말이긴 하지만요.)
이 순간 타노스는 단순한 빌런을 넘어 세계관 자체를 바꾼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타노스의 철학이 설득력 있었던 이유
타노스의 논리는 위험하지만 완전히 이해가 불가능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고 생명은 계속 늘어난다"
"희생 없이는 균형이 유지되지 않는다"
이 논리는 틀렸지만, 또 그렇다고 완전히 비논리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관객은 타노스를 단순히 미워하기보다 어딘가 불편하게 이해하게 되는 거죠.
좋은 빌런은 "왜 저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되는 인물"인데, 타노스는 그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고 있습니다.
히어로의 거울, 타노스
타노스가 강력한 이유는 그가 히어로들과 대비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어벤져스는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팀이고,
타노스는 '절반을 포기해야 한다'라고 믿습니다.
어벤져스는 생명의 가치를, 타노스는 균형의 가치라는 철학을 가졌고,
이 둘 사이에 대립하는 철학적 충돌이 만들어진 것이죠.
이 대립은 인피니티 사가의 중심 갈등으로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엔드게임 이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타노스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타노스가 목표를 달성한 후 은퇴한다는 점인데요.
그는 더 큰 권력을 원하지 않고, 그저 농장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타노스를 더욱 독특한 빌런으로 만들었죠.
그는 권력욕이나 복수심이 아니라 '사명감'으로 움직인 캐릭터로 이해되는 장면이었습니다.
타노스가 강렬하고, MCU 최고의 빌런인 이유는 그의 철학 / 감정 / 희생 / 달성한 목표 / 이야기 전체를 이끄는 스토리텔러 이 다섯 가지 요소가 모두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포함 많은 관객들은 타노스는 '악당'이 아니라 하나의 주인공 같은 존재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어쩌면 인피니티 사가는 어벤져스의 이야기면서 동시에 타노스의 이야기는 아니었을까요?
